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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상대성 이론의 인생 철학.

by 미원육수 2022. 11. 7.

차 안에 모기가 날고 있다.

시속 80km로 달리는 차 안에 모기가 날고 있으면 그 모기는 시속 몇 km로 날고 있는 걸까?

시속 107,160km로 공전하고 있는 지구 위에서 시속 80km로 달리는 차 안의 모기는 시속 몇 km로 날고 있는 걸까?

시속 792,000km로 공전하고 있는 태양계 안의 지구는 시속 107,160km로 공전하고 있는데, 그 지구 위에서 시속 80km로 달리는 차 안의 모기는 시속 몇 km로 날고 있는 걸까?

우리가 모든 게 멈춰 있다고 가정하고 만든 기준인 속도.

가만히 있어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데,

절대로 모든 게 멈춰 있을 수 없는 가정.

빠르게 움직이나 느리게 움직이나 그냥 먼지 같은 차이.

스무 살에게 버릇없다며 훈계하는 스물두 살,

스무 살이나 스물 두 살이나 그게 그거로 보이는 서른 살,

서른 살이나 서른 다섯 살이나 그게 그거로 보이는 쉬흔 살,

쉬흔 살이나 일흔 살이나 그게 그거로 보이는 백 살 할아버지.

 

라면이 뭐가 맛있냐며 입에 대지도 않으시는 우리 어머니,

형광등이 맛있다며 매일 씹어 먹는 사람.

멀쩡한 다리가 있어도 방 안에서 나오질 않는 히키코모리,

두 다리가 없는데도 세계 곳곳을 누비는 사람...

돈이 엄청나게 많은데도 자살하는 사람,

폐지 모아 근근이 살아가면서도 전 재산을 기부하며 행복하다는 사람.

결국 모든 것의 절대적 기준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던가, 존재하더라도 절대로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인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자의적으로 또는 보편적인 문화에 맞춰 자기 편한 대로 정해 놓고 이게 맞네 저게 맞네 서로 울고 웃고...

인간이란 그런 먼지보다도 더 먼지 같은 존재구나...라는 생각을 또 하며 맛도 더럽게 없는 카스 한 캔을 더 딴다.

2014년 6월 11일 페이스북.

(2014년에 쓴 글이라 그때는 카스가 맛이 없었는데 지금은 카스가 제일 맛있다 ㅎㅎㅎ)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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