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18 씨앗을 심듯이 꿈을 심자 (꿈과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작년 늦은 가을에 심은 프리지아 구근이 드디어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온 집안을 감싸 안는다. 심어야 한다는 시기보다 조금 늦게 심었지만, 반드시 꽃이 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른 봄에 피는 보통의 프리지아보다는 조금 늦게 피었지만, 결국 꽃이 피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꿈을 향한 여정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프리지아 씨앗을 심으면 반드시 프리지아가 나온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다. 프리지아 씨앗을 심었는데 제육볶음이 나올 리는 만무하다. 꿈과 목표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꿈과 목표가 무의식에 심어져 있으면, 그 결과로 꽃이 핀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반드시 꽃이 피는 법이다. 씨앗을 심은 흙에 물을 주고 햇빛을 쬐게 하는 것처럼, 꿈과 목표를 심은 우리의 무의식에 꾸준히 물.. 2023. 5. 16. 낯선 환경에 자신을 던지자 오늘은 제가 낯선 곳에 다녀오며 깨달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 일본 여행 중 편의점에서 마주친 레몬티 한 잔으로 시작된 이야기부터 생각지도 못한 섬에서의 소중한 경험까지, 낯선 환경에 던져졌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레몬티 처음 일본 편의점에서 이 레몬티를 발견했을 때 정말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물을 사러 들어갔던 편의점에서 외국어 프린팅이 생소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였던 건지 물 대신 이 레몬티를 구입했습니다. 레몬티는 한국의 편의점에도 있는데 뭐가 신기했던 걸까요? 사실 한국에서는 콜라조차 마시지 않던 저였는데, 돌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갑자기 끌리는 걸까? 그것은 낯선 환경에서의 호기심이 작용한 것 같아요. 그곳에서 .. 2023. 5. 15. 존재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일출(sunrise)과 일몰(sunset) 사진의 순간만 봐선 알 수 없다. 해가 뜨고 있는 건지, 지고 있는 건지... 지금은 벚꽃이 만개해서 너무 예쁘지만, 과연 봄이 아닌 때에 어떤 나무가 이렇게 화려하게 꽃을 피울 벚나무인지 알고 있었을까? 새싹이 나면 이윽고 화려한 꽃을 피우고, 꽃이 지면 열매가 맺히고, 열매가 떨어지면 잎이 시든다. 삭막한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날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있는가 하면, 이미 봄꽃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지나간 자리를 여름 꽃인 장미, 해바라기가 꽃을 피워 또다시 아름답게 만든다. 조금 지나 가을이 되면 벚꽃과 장미가 별거냐는 듯 국화와 코스모스가 여기저기 물들이고, 모든 것이 죽어서 꽃이 필 것 같지 않은 겨울에도 동백꽃과 .. 2023. 4. 11. 연탄과 인생의 공통점 (사람은 연탄과 참 많이 닮았다) 연탄의 인생 철학 사람은 연탄과 참 많이 닮았다. 연탄은 아래에서 위로 타면서 에너지를 발산한다. 발과 다리가 뜨거운 어린이들은 뛴다. 엄청 뛴다. 계속 뛴다. 허리 쪽이 뜨거운 젊은이들은 엄청 한다. 음... 뭐 그걸 엄청 한다. 아무튼 한다. 상대가 없어도 한다. (응?) 가슴도 뜨거워서 모든 일에 열정도 넘친다. 그러다 열기가 머리 쪽으로 옮겨 온 중년들은 생각이 많다. 아는 것도 많다. 반면에 말도, 참견도 많다. 그러다 노인이 되면 머리가 하얗게 되며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서서히 온기를 잃는다. 맛있는 음식을 하거나 따스함을 주는 연탄이 있는가 하면 내뿜는 일산화탄소로 사람을 죽이는 연탄이 있다. 사람은 연탄과 참 많이 닮았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 2023. 3. 20.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가장 화려하기 전에 가장 볼품없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이 말은 너무 유명한 말이고 자주 들어서인지 대부분 사람들은 일상에서 곱씹으며 살지 않는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격려의 말로 많이 쓰이지만 그냥 말로만 들으면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동트기 전이 진짜 제일 어두운가? 하고 실제로 장비로 측정하는 사람도 없을 터.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 두꺼운 패딩을 벗기엔 차가운 날씨. 작년 봄에 화려하게 꽃 피운 나무들이 주변에 깔려 있지만 우리 중 지금 무엇이 벚나무였고 무엇이 개나리, 무엇이 진달래, 철쭉이었는지 알아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앙상한 가지가 너무 초라하고 볼품없지만 분명 조금만 있으면 작년의 그 화려함이 눈앞에 펼쳐질 것을 의심하는 사람도 없다. 봄봄봄은 없다. 겨울이 .. 2023. 2. 15. 등산과 인생 (feat. 불암산, 진달래) 항상 가던 도봉산, 북한산은 대략 해발 700~800미터로 '아 진짜 힘들어 죽겠네'소리가 절로 나는 반면 저 불암산은 '아 좀 힘드네'하면 딱 끝난다. 매일 출근길에 보는 곳이지만 아무튼 어제 저 꼭대기에 있었다는 건데, 508미터로 그리 높지 않은 산. 그런데 사실 어떤 산이든지 산의 높이가 문제가 아니라 집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게 가장 힘든 법이다.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보다 집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가는 게 훨씬 힘들다느 걸 매번 느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과 아무튼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 현재는 결과의 차이가 전혀 없을 수 있다. 집에서 나오지 않고 누워 있는 사람과 어쨋든 귀찮음을 털고 몸을 움직여 등산로 입구까지 간 사람의 해발 고도는 0미터로 현재는 같지만, 등산로 입.. 2022. 11. 9. 상대성 이론의 인생 철학. 차 안에 모기가 날고 있다. 시속 80km로 달리는 차 안에 모기가 날고 있으면 그 모기는 시속 몇 km로 날고 있는 걸까? 시속 107,160km로 공전하고 있는 지구 위에서 시속 80km로 달리는 차 안의 모기는 시속 몇 km로 날고 있는 걸까? 시속 792,000km로 공전하고 있는 태양계 안의 지구는 시속 107,160km로 공전하고 있는데, 그 지구 위에서 시속 80km로 달리는 차 안의 모기는 시속 몇 km로 날고 있는 걸까? 우리가 모든 게 멈춰 있다고 가정하고 만든 기준인 속도. 가만히 있어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데, 절대로 모든 게 멈춰 있을 수 없는 가정. 빠르게 움직이나 느리게 움직이나 그냥 먼지 같은 차이. 스무 살에게 버릇없다며 훈계하는 스물.. 2022. 11. 7. 우리의 삶, 우주, 세상, 인생은 2진법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세상은 2진법이 맞는 것 같다. 컴퓨터가 2진법으로 작동하듯이, 내가 살고 있으면 1, 죽으면 0. 그리고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 내가 살아있을 때는 세상의 모든 것이 곱해져서 존재하는 모든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엄청난 질량의 블랙홀도 생기지만, 내가 죽으면 0. 0에 무엇을 곱해도 0. 죽으면 그 사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우주 모두가 사라진다. 그 사람 입장에선 나도 사라지고 너도 사라지고 모든 것이 사라지는 0. 그 사람이 죽어도 내가 남아 있고 다른 모든 게 남아서 세상은 돌아간다고 하겠지만 그건 내 입장, 내 우주에 남아 있는 것들이고 그 사람의 우주는 그 사람이 사라지는 동시에 모두 사라진다. 그러므로 너도 나도 사라진다. 0을 곱하면 0. 3차원보.. 2022. 11. 7. 된장찌개, 김치찌개. 그리고 카테고리의 애매함 A : '넌 어떤 음식이 제일 좋아?' B : '응 난 된장찌개가 제일 좋아. 매일 된장찌개만 먹어도 살 수 있어' A : '너도? 나도 된장찌개가 제일 좋은데~ 나도 매일 된장찌개만 먹고살 수 있어. 와~ 너랑 나랑 정말 잘 맞는다!' 여기까지 보면 둘은 식성이 아주 잘 맞는 것 같지만... 사실 A는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칼칼하게 끓인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B는 매운 음식은 질색이라 청국장 가루를 조금 섞고 돼지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넣은 된장찌개를 좋아한다. 이렇듯, 두루뭉술하게 된장찌개라는 카테고리에 넣어서 그렇지 두 사람 다 좋아한다던 된장찌개는 이름만 같지 전혀 다른 음식이었다. A : '넌 어떤 음식이 제일 좋아?' C : '난 김치찌개가 제일 좋아. 매일 김치찌개.. 2022. 11. 6. 가까운 사람을 잃은 사람을 위한 글 성적인 얘기가 포함돼 있지만 외설적이거나 더러운 내용은 절대 아닙니다. 주제는 전혀 다른 거지만 성적인 얘기가 반드시 있어야만 주제로 향할 수 있기 때문에 혹시나 성적인 얘기 자체가 조금이라도 있는 것을 싫어하는 분은 이 글을 피해 주세요. . . . . . 우리는 사람의 기분이나 상태를 표정으로 알 수 있습니다. 보통은 자연스럽게 웃으면 행복하고 기분 좋은 것이고 (일부러 짓는 썩소나 비웃음 같은 거 제외하고요) 얼굴을 찡그리면 고통스럽거나 아픈 거죠. 그런데 사람에게 있어 딱 한 가지 상황이 본인의 기분 상태와 전혀 다른 반대의 표정을 이끌어냅니다. 바로 섹스할 때. (뭐 혼자 할 ㄸ...) 절정의 오르가즘 상태에서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실제의 느낌과 상반된 표정을 보입니다. 그때의.. 2022. 11. 5.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