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인 얘기가 포함돼 있지만 외설적이거나 더러운 내용은 절대 아닙니다.
주제는 전혀 다른 거지만 성적인 얘기가 반드시 있어야만 주제로 향할 수 있기 때문에 혹시나 성적인 얘기 자체가 조금이라도 있는 것을 싫어하는 분은 이 글을 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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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의 기분이나 상태를 표정으로 알 수 있습니다.
보통은 자연스럽게 웃으면 행복하고 기분 좋은 것이고
(일부러 짓는 썩소나 비웃음 같은 거 제외하고요)
얼굴을 찡그리면 고통스럽거나 아픈 거죠.
그런데 사람에게 있어 딱 한 가지 상황이 본인의 기분 상태와 전혀 다른 반대의 표정을 이끌어냅니다.
바로 섹스할 때. (뭐 혼자 할 ㄸ...)
절정의 오르가즘 상태에서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실제의 느낌과 상반된 표정을 보입니다.
그때의 표정만 보면 당장 죽을 것처럼 고통스럽고 아픈 상태로 보이죠.
그런데 실제 느낌은 어떤가요?
실제로 오르가즘 상태에서는 우리 뇌에서 엔도르핀 호르몬을 엄청나게 분비합니다.
전쟁에서 팔다리가 잘리는 부상을 입어 고통스러워하는 군인에게 투여하는 강력한 마약 진통제인 모르핀의 100배 이상의 효과인 엔도르핀.
오르가즘 상태란 사실은 엄청난 고통의 상태라는 거죠.
그 고통을 상쇄하기 위해, 아니 상쇄를 넘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상위 쾌락의 상태까지 가게 만드는 양의 엔도르핀 분비.
이제 하고 싶은 얘기를 하겠습니다.
우리는 원치 않아도 가까운 사람과 작별을 할 때가 있습니다.
부모님, 배우자, 자식, 친구, 연인, 반려동물도 포함되겠죠
(저도 아버지와 동생을 잃었는데요)
다시는 보고 싶어도, 만지고 싶어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슬픔과 돌아가신 분이 세상의 행복을 좀 더 누리지 못 하고 갔다는 안타까움이 죄책감마저 들게 합니다.
거기에 또 하나,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마음을 짓누르며 사람을 하염없이 가라앉게 만듭니다.
마음이 여린 사람은 이 생각 때문에 미칠 지경이 되기도 하죠.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그리움은 완치는 안 돼도, 어쨌든 시간이란 약으로 치유해야겠지만 그 고통에 대한 생각은 좀처럼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아까 얘기했던 엔도르핀 호르몬.
죽음 직전까지 갔다 살아난 사람의 얘기를 들을 수는 있어도 진짜로 숨이 끊어지는 고통의 순간이 어떤지 돌아가신 분에게 물어볼 수는 없잖아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어쩌면 엄청난 고통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구나. 엔도르핀이 그 숨이 끊어지는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아 오히려 쾌락의 상태까지 만들었을 수도 있겠구나'
모르잖아요. 그 누가 알겠어요?
오르가즘 때의 표정이 그렇게 반대인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절대로 돌아가신 분에게 누를 끼치거나 죄를 짓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그분도 내가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그 짐 하나라도 내려놓고 만성적인 우울증이나 고통에서 벗어나 활기차게 생활하길 바라지 않을까요?
그냥 '그렇지 않을까?'가 아닌, 분명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가까운 사람을 잃고 이런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이 계시면 이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가벼워졌으면 하는 맘으로 써 봤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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