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낙서장

된장찌개, 김치찌개. 그리고 카테고리의 애매함

by 미원육수 2022. 11. 6.

A : '넌 어떤 음식이 제일 좋아?'

B : '응 난 된장찌개가 제일 좋아. 매일 된장찌개만 먹어도 살 수 있어'

A : '너도? 나도 된장찌개가 제일 좋은데~ 나도 매일 된장찌개만 먹고살 수 있어. 와~ 너랑 나랑 정말 잘 맞는다!'

여기까지 보면 둘은 식성이 아주 잘 맞는 것 같지만...

사실 A는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칼칼하게 끓인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B는 매운 음식은 질색이라 청국장 가루를 조금 섞고 돼지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넣은 된장찌개를 좋아한다.

이렇듯, 두루뭉술하게 된장찌개라는 카테고리에 넣어서 그렇지 두 사람 다 좋아한다던 된장찌개는 이름만 같지 전혀 다른 음식이었다.

A : '넌 어떤 음식이 제일 좋아?'

C : '난 김치찌개가 제일 좋아. 매일 김치찌개만 먹어도 살 수 있어'

A : '그래? 난 된장찌개가 제일 좋은데... 나랑 다르네...'

이렇게 보면 식성이 다른 것 같지만...

A는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칼칼하게 끓인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C는 매운 김치에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끓인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이름이 다를 뿐이지 사실 둘 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것이었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의 타이틀...

그냥 누군가 두루뭉술하게 묶어 놓은 카테고리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붙이고 더 디테일할 수 있는데도 그냥 거기서 멈춰 규정짓는...

 

인간은 모두 다르다.

 

 

된장 맛이 나면서 담백한 음식이 좋은 사람,

김치 맛이 나면서 매운 음식이 좋은 사람,

된장 맛이 나면서 올리브유 향이 나는 맛을 좋아하는 사람. (응?)

물론 누구나 자기 자신 중심으로 생각을 하겠지만, 세상 사람은 모두 다 다르고,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않는다면 항상 화가 날 것이다.

(조카와 밥을 먹었는데
조카가 된장찌개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나는 한 숟가락 뜨고 더 이상 숟가락을 대지 않았다.
매운맛에 취약한 6살 손녀를 위해
어머니가 끓인 청양고추가 안 들어간 된장찌개는
나에게 된장찌개가 아니었다.
왜 어머니는 내 입맛 위주로 된장찌개를 끓이지 않으셨는가
.... 를 생각하다 이렇게 글을 쓴다,)

2014년 7월 29일 페이스북에 쓴 글.

 

된장찌개
김치찌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