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18 대체불가 치킨무 치킨무를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의 보편적 주식인 쌀밥을 먹으면서 반찬으로 치킨무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든 분야에 뛰어난 사람은 없다. 모든 분야에서 돋보일 수 없다. 또, 모든 곳에서 하찮은 사람도 없다. 분명 어딘가에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치킨무는 치킨 이외에 어울리는 음식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치킨 하면 무조건 치킨무다. 치킨 먹으면서 어리굴젓이나 멸치볶음을 먹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싶다. 지금 그저 그런 보편적인 사회의 적응에 힘들어하며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져 우울감에 빠져있는 사람들... 흔하디 흔한 쌀밥에 안 맞을 뿐이지 만약 치킨과 같이 완벽한 짝꿍만 찾는다면 그 사람은 치킨무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 2022. 11. 5. 우리말 우리욕 '지랄', '염병' 염병할 놈. [장티푸스에 걸릴 놈] 염병은 장티푸스를 이르는 말인데 지금이야 예방 백신으로 별 것 아닌 병이지만 옛날엔 이 장티푸스에 걸리면 마을 전체가 전멸할 정도로 무서운 병이었다고 한다. 이전에 "조까라 마이신"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2022.11.04 - [낙서장] - 조까라 마이신 [포경수술을 해라. 나에게 항생제가 있으니 염증 걱정은 하지 말고...] 라는 뜻을 가진 이 따뜻한 말이 어감상 생식기라는 민망한 단어가 등장하기에 더 모욕적으로 들리지만, 실제로 "염병할 놈"이 훨씬 저주스러운 욕이며 간질병의 "지랄"이 합쳐져 "지랄 염병"이 되면 [간질에 장티푸스까지 걸려 죽어라]가 되니까 가히 엄청난 욕임에 틀림 없다. 2022. 11. 4. 우리말 우리욕 '우라질','제기랄','젠장할' '우라질'은 오라질이 변한 말인데 '오라'는 도둑이나 죄인을 결박하던 붉고 굵은 줄을 말한답니다. '우라질 놈' 그러니까 오라에 묶여 잡혀갈 놈... 한 마디로 깜빵갈 놈이란 뜻이네요. '제기랄'은 제기를 할, 그러니까 형사고발을 할...그런 의미로 쓰였다고 하는데, 이거 역시 콩밥먹을...뭐 그런 뜻이네요. '젠장할'...'난장맞을'이 와전돼서 젠장할이 됐다는데, 난장이란 마구잡이로 온 몸에 몽둥이찜질을 하는 형벌이라고 합니다. 그 형벌을 받은 사람의 대부분은 장애인이 되었고요. '젠장할 놈'은 잡혀가서 쳐 맞고 장애인이 될 놈...뭐 그런 뜻이군요. 위의 세 단어는 모두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표준어입니다. '씨부랄'.... 씨불알이 변형됐겠죠. 아무튼 얘는 어원을 찾을 .. 2022. 11. 4. 조까라 마이신 2012년 1월 20일 · 페이스북 편도선이 부어 열이 나서 잠을 못 자고 있습니다. 때문에 항생제를 먹고 있는데요, 항생제를 예전엔 '마이신'이라고도 했죠. 갑자기 든 생각입니다. 좀 저급스럽다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욕도 하나의 우리말이라 생각하는 저는 도대체 이 욕의 근원이 어딘지 무척이나 알고 싶습니다. 조까라 마이신이다 뜻은 [포경 수술해라 항생제다] 요즘에 와서야 이 수술이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하지만 예전에는 남자로 태어나면 무조건 해야 하는 걸로 인식됐었죠. (아..혹시 안 하신 남자분 죄송합니다) 어쨋든 수술 후 수술부위에 염증이 나지 않도록 항생제 주사를 맞고 알약을 처방받아 수 일 간 복용합니다. 말을 조금 더 풀어써 볼까요? [포경수술을 하거라. 나에게 항생제가 있으니 .. 2022. 11. 4. 11월에 핀 가을 철쭉. 수고했어 철쭉아 출근길을 걷는데 지금 시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뭔가 어색한 색이 눈에 들어왔다. 어? 너... 어... 철쭉 맞지? 4, 5월에 피는 철쭉이 왜 지금? 친구들은 이미 다 집에 가고 없는데 왜 너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봄에 피지 못한 이 철쭉이 그때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나도 피고 싶다' '왜 나는 다른 이들처럼 피지 못 할까?' '다들 피어서 사람들의 예쁨을 받고 행복해하는데...' '왜 나만 이런 걸까...' '힘들다... 슬프다...' 그래 남들 다 피었을 때 같이 피었으면 물론 그대로도 아름다웠겠지만 지금처럼 주목은 받지 못했겠지. 그래 넌 이렇게 더 멋지게 피려고 그때의 힘든 좌절과 고통의 시기를 겪었던 거야. 이제 오로지 너만 사람들에게 예쁨 받고.. 2022. 11. 2. 덧셈, 뺄셈보다 곱셈, 나눗셈을 먼저하는 이유 더하기 빼기보다 곱하기 나누기를 먼저 하는 이유. 난 수학에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내 수학 교과서는 후배가 써도 새 책과 다름이 없었는데... 뭐 아무튼 일단 답은 9 4가 아닌 9 대부분 사람들은 이 문제의 정답을 말한다 인터넷에 이런 문제가 나오면 항상 달리는 댓글이 '곱하기를 먼저 해야지. 바본가?' 이런 거였다. 그래 그건 알겠어. 알겠는데 근데 왜 곱하기를 먼저 해야 하는 거야? 왜?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가 곱셈 나눗셈을 왜? 도대체 왜? 먼저 해야 하는지를 배운 적이 없다. 그냥 그렇다니까 그런가 보다 한 거지 생각하는 게 주특기라 한참 생각해 봤는데 3 + 2 + 3 × 0 + 4 = 9 숫자로 보지 말고 어떤 그림으로 생각해 보자 3은 하나가 세 개이고 2는 하나가 두 개.. 2022. 11. 2. 삼양시장 국물떡볶이 삼양초등학교 떡볶이 초등학교 때 시장에서 50원 100원 주고 사 먹던 떡볶이가 해장으로 땡겨서 오랜만에 어렸을 적 동네를 찾았다. 야끼만두를 국물에 푹 담궈 숨이 죽어 축 늘어지면 계란을 사정없이 난도질해 이게 원래 뭐였는지 알아볼 수 없게 아예 갈아 버리고 못난이 만두도 동태 내장 끄집어내듯이 배를 째고 갈기갈기 찢어발겨서 당면을 숟가락으로 팍팍 퍼먹으니 귀엽고 순수했던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 숙취해소는 물론 어른이 돼 더럽혀진 정서까지도 깨끗하게 정화시켜 준다. 온 김에 바로 옆 모교에도 방문을 해 봤는데 남대문, 월드컵경기장만큼이나 커 보였던 교문, 운동장이 이렇게 작았었나 싶고 잦은 단수로 물이 나오지 않아 한 열 명이 주르륵 늘어서 수도꼭지를 입으로 쪽쪽 빨던 수돗가가 그대로 있어서 참 반가우면서 이젠 물이 콸콸.. 2022. 11. 2. '너, 네, 니' 표준어 맞춤법에 대한 생각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할 맞춤법 '네' 일단 '네'는 '너' 뒤에 주격조사인 '가'나 보격조사인 '가'가 올 때 '너'를 '네'로 바꿔 쓴다고 하는데 예) '가'가 주격조사일 때 ➡ '네가 다 먹었잖아' '가'가 보격조사일 때 ➡ '영철이는 네가 좋대' 하지만 살면서 진짜 단 한 번도 '네가 다 먹었잖아' '영철이는 네가 좋대' 에서 '네'라고 발음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고 있을 리도 없겠지만 혹시 그렇게 발음한다고 해도 듣는 사람은 '내'와의 구분이 너무 힘들다. 잘못 해석하면 I 와 You가 바뀌어 버린다. '내가 깨웠으니까 네가 지각을 안 한 거야' '내가 깨웠으니까 니가 지각을 안 한 거야' '네가 깨웠으니까 내가 지각을 안 한 거야' '니가 깨웠으니까 내가 지각을 안 한 거야' 우리도 .. 2022. 11. 2.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