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3.4~5 통영, 연화도
통영 터미널에 늦게 도착했기에 근처의 찜질방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새벽에 나왔습니다.
일찍부터 학교에 가는 학생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서호시장에 도착하니 일출이 시작되네요.
서호시장은 관광객에게 유명한 중앙시장과 달리 새벽시장이라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이 많습니다.
역시 바닷가라 별의별 생선이 많네요.
진짜 바닥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통영 사람인 어머니 말씀이, 결혼하기 전까지 정말 하루도 빼지 않고 생선을 먹었다는데
이젠 그 말에 의심이 가지 않네요.
서호시장에 시락국이 유명하다해서 시락국집에 갑니다.
전에 어머니께 시락국이 뭐냐 여쭈어 보니,
"뭐긴 뭐야. 그냥 시래기국이지..."
아하~
근데 먹어 보니 추어탕 같은 맛이 납니다. 장어를 갈아 넣었다네요.
구수하면서 고소한 맛이 너무 좋습니다. 기대 이상의 만족입니다.
여러 가지 반찬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네요.
가격도 4000원으로 저렴하고...
다시 오게 될 것 같습니다.
배 시간 때까지 시간이 남아서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닙니다. 음침한 느낌의 해저터널은 여전하네요.
여객선터미널에 와서 배를 타고 드디어 출항!
저 큰 배에 승객이 별로 타지 않아 넓은 3층 객실에 승객은 저 한 명입니다.
새우깡을 주식으로 삼는 조류의 일종이 죽어라 쫓아옵니다. 진짜 잘 받아먹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니 드디어 연화도에 도착.
섬에 발을 딛자 웬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가장 먼저 반깁니다. ㅎㅎ
배에서 내린 사람 무리를 계속해서 따라옵니다.
도중에 만난 섬 주민으로 보이는 아저씨께서 "방울아. 니 또 어데 가노?" 하시는 걸 보니 이름이 방울이인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강아지 목에 방울이 달려 있네요. ㅎㅎ
등산로 초입에 정말 작은 학교가 있는데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네요.
올해 처음 보는 봄꽃입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연화사'라는 사찰이 나옵니다.
여기엔 매화와 홍매화가 만개. 이곳은 정말 완전 봄입니다.
그렇게 계속 봄꽃들 구경에 넋을 놓고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멋진 바다 풍경이 펼쳐집니다.
저 멀리 선착장의 빨간 등대도 보이고, 하늘의 파란색과 바다의 에메랄드빛,
동백꽃의 빨간색 그리고 마른풀들의 황금빛이 어우러져 황홀한 색감을 보여 줍니다.
너무 더워서 반팔로 또 그렇게 넋을 놓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방울이가 나타납니다.
'잉? 너 여기까지 왔니?'
정상에서 쉬고 계신 관광객 아줌마 아저씨랑 같이 있더군요.
아줌마 말씀이 먹을 것을 줘도 안 먹는답니다.
섬에서 안내 자원봉사하는 건가? ㅎㅎㅎ 아무튼 신통하네요.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예전엔 분명 없었던 고소공포증이 요즘 들어 심해졌음을 다시금 느낍니다.
정말 너무 무서워서 앞만 보고 걸었습니다.
이상하네... 왜 이렇게 됐지...?
출렁다리를 건너니 다시 조그만 마을이 나옵니다.
한 열 가구나 있을까? 정말 작은 마을이네요.
너무 덥고 목이 마른데 혹시 가게가 있을까 싶어 가 봅니다.
이번엔 고양이 한 마리가 반겨 주네요.
배추를 절이고 계신 할머니께 마을에 가게가 있냐 여쭤 보니 어느 집을 가르쳐 주시네요.
그냥 가정집 같은데 가게랍니다. ㅎㅎ
거기서 물 한 병 사 마시고 이제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갑니다.

이번엔 흑염소네요. 길에 그냥 돌아다닙니다. 참 재밌는 거 많이 보네요. ㅎㅎ
그렇게 한참을 걸어서 다시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아까와는 달리 주민분들이 고기잡이 준비에 분주합니다.
미끼를 만드시나 봅니다.
멸치를 잘게 자르고 계시네요.
아침을 일찍 먹고 오랫동안 걸었더니 배가 고픕니다.
출발하기 전 통영에서 산 충무김밥을 배 시간 기다리며 먹습니다.
2인분을 다 먹었습니다.
멋진 풍경을 보며 먹으니 더 맛있네요.
그렇게 니나노 하고 조금 있으니 배가 들어옵니다.
어? 방울이가 안 보이네요.
인사라도 하고 가고 싶었은데 좀 아쉽습니다.
연화도는 연꽃처럼 생긴 섬이라 연화도라고 한다는데요,
작고 아주 조용하고 아름다운 이 연화도에 또 오게 될 것 같습니다.
2014년 초봄의 봄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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