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1일
비가 왔다가 그쳤다가, 비가 그친 틈을 타서 '까꿍!' 하며 얼굴을 디밀었다가 이내 구름 속으로 숨어버리고,
하늘은 파란색이었다가 잿빛이었다가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날씨의 전라남도 고흥군, 거금도입니다.
지금은 고흥에서부터 한센병 환자들이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소록도와 거금도까지 다리로 연결돼 있어서
배를 타지 않아도 오갈 수 있습니다.
해변에 발자국이 하나도 안 보이는 걸 보면 이날 이 해변에 발도장을 찍은 사람은 제가 처음인가 봅니다.
뽀독뽀독~ 카스테라 위를 걷는 기분이네요.

쪽파인지 대파인지 양파인지 모를 아무튼 파가 엄청 많이 심어져 있네요.
거금도의 거의 모든 밭이 저렇습니다.
별 거 아닌 거지만 이상하게 저는 저런 게 좋아요. 왠지 귀엽고.. ㅎㅎㅎ
까치는 자기 먹으라고 남겨 놓은 걸 알까요?
감나무의 까치밥을 보는 기분도 좋습니다. 잘하면 딸 수 있을 듯하지만 까치에게 양보해야죠.
혹시 아나요? 양보해 줬다고 흥부에게 처럼 박씨를 물어다 줄지........
...는 제비군요...-_-;;
프로 레슬링 선수 박치기왕 '김일'이 거금도 출신이라네요.
사실 저도 김일 선수의 경기 장면을 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당시엔 전 국민에게 기쁨을 주던,
요즘의 김연아 선수나 박지성 선수 같은 위상이겠네요.
도시의 구, 동 단위가 아닌 지방의 읍, 면의 거리는 뭔가 깜찍하고 따뜻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 느낌이 참 좋습니다.
녹동 전통시장의 고추튀김을 하나 먹으며 아주머니와 얘기를 나누는데 아주머니는 도시에 가서 살고 싶으시다네요.
이유 중 하나가 24시간 언제나 먹고 싶은 걸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도시 사람이 부럽다고,
해가 지면 한적해지는 여긴 그럴 수가 없다며... 또 여러 가지가 있겠죠.
역시 사람은 모두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아주머니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백반 식당 추천을 부탁드렸더니 한 식당을 추천해 주시네요.
정작 그 식당은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아 그 옆 식당에서 꼬막 백반을 시켰습니다.
서울 마트에서 흔히 보던 새꼬막이 아닌 참꼬막이네요.
무생채에는 너무나도 좋아하는 굴도 들어 있고, 고등어는 노르웨이산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
정말 맛있게 먹은 남도의 한 끼네요.
계획적으로 간 게 아니어서 구석구석 제대로 된 인사를 나눈 가을의 남도는 아니었지만
언제나 남도는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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