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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여행이야기

2012.11.02 전국일주(4) 고흥, 벌교, 순천, 광양, 통영, 화개장터

by 미원육수 2022. 11. 1.

2012.11.02

고흥 팔영산

 

새벽을 깨우는 닭 울음 소리가 어찌나 큰지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여명이 밝아 오는데 아직 달이 떠 있네요.

벼

 

찌뿌둥한 몸과 짐을 챙기고 팔영산을 내려 옵니다.

보리밭인가요? 보리가 맞다면 처음으로 보는 것이네요.

(후에 안 사실이지만 쌀이라는...무식한 놈...ㅋ)

벌교 꼬막비빔밥

 

평소엔 많이 먹으면 두끼를 알리는 전혀 맞지 않던 배꼽 시계가 여행지에선 정확하게 맞네요.

아침 식사를 위해 벌교로 향합니다.

꼬막정식을 꼭 먹고 싶었는데 모든 식당이 1인분은 절대 불가하다네요.

 

하는 수 없이 꼬막비빔밥으로 대신합니다.

이런~! 대신한다는 말이 미안할 정도로 맛있네요.

벌교 백제목욕탕

 

백제장 목욕탕.

밤새 얼었던 몸을 녹이러 읍내 허름한 목욕탕에 갑니다.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회전하는 자동 때밀이 기계에 등을 대고 위아래로 말춤 비스무리하게 움직이십니다.

(이 모습은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순천만

 

별교를 떠나 순천에 왔습니다.

갈대숲이 엄청나네요. 이런 광경 처음 봅니다.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파도 같은...

주위가 온통 여자의 마음 투성이입니다. -_-;;

 

 

순천만
순천만

 

안내문에 '전망대에서 보는 순천만은 하늘이 내린 정원'이라는데 과연 그러하네요.

갯벌과 갈대숲이 엄청납니다.

땀 좀 흘리며 올라간 보람이 있었네요.

이순신대교

순천에서 광양제철소가 있는광양으로 이동합니다.

광양과 여수를 잇는 아직 개통 전인 이순신대교. 야경이 일품이라는데 좀 아쉽습니다.

광양 매화마을

 

섬진강을 따라 올라가 '광양 매화 마을'로 갑니다.

길을 사이에 두고 아치형으로 나뭇가지가 맞물려 서있는 나무가 참 멋드러집니다.

푸른 잎이 무성하게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아!! 매실은 3~4월이 제철이죠?

지금은 발라 먹은 꽁치 뼈 처럼 앙상하게 가지만 있어서 볼품이 없네요.

만약 지금이 봄이라면 실로 엄청난 풍경의 매화밭이겠네요.

섬진강

 

서울의 한강과 달리 섬진강은 자연과 그대로 어우러져 있어서 진짜(?) 강 같은 느낌입니다.

섬진강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다리가 하나 나옵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 경상남도 하동입니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전라남도 한쪽은 경상남도.

자~ 노래가 하나 생각나죠?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 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그렇습니다. 화개장터에 왔습니다.

 

화개장터
화개장터
화개장터

 

닷새마다 아우러져 장을 펼치던 5일장이 예전과 달리 요즘은 매일 장이 서는 상시장이라네요.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두 지역의 화합의 장이라는 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겠죠.

진짜 전라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가 둘 다 들리네요.

화개장터 대장간

실제로 사용되는 칼을 만드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전통 방식의 대장간도 있습니다.

장인 한 분이 쇠를 달구었다가 망치로 두드리시네요.

일하시는 모습이 좀 형식적이긴 합니다.

화개장터 돼지국밥

 

장터에 왔으니 국밥을 시켜 먹습니다.

난 소고기 국밥보단 돼지국밥~

통영 중앙시장
통영 거북선

 

경상도로 접어 들어 남해, 사천을 지나 어머니의 고향 통영에 왔습니다.

어렸을 때 너무나도 자주 왔었고 최근에도 온 적이 있지만 올 때 마다 마음이 너무 푸근해지는 곳이네요.

늦은 시간이라 일단 빨리 먹을 것을 삽니다.

모든 집이 원조라고 간판을 걸고 있지만 예전에 이모가 가장 맛있다고 하신 집에서 충무김밥 2인분을 삽니다.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저는 충무김밥 귀신이거든요. ㅎㅎ

중앙시장에 가서 생선을 구경하는데

도다리 6 마리, 줄돔 한 마리, 쥐고기(쥐포 만드는 쥐치인가?)라는 놈 한 마리, 멍게. 이렇게 만 원에 주겠답니다.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웬 떡이냐 싶어서 뼈 채 세꼬시로 회를 썹니다.

이거 분명 혼자 다 못 먹겠네요.

바다에 작은 어선들과 함께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실제 크기로 네 척이 있습니다.

마침 달도 아주 밝은 게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때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가....

.............이걸 내가 왜 외우고 있죠?

미쳤군요. 그것도 아주 단단히...

충무김밥

 

통영에는 야영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거제도로 넘어 왔습니다.

이 넓은 야영장에 정말 저 혼자네요.

깜깜하지만 달도 밝고 별도 무지하게 많이 보이네요.

멀리 무슨 축제를 하는지 폭죽이 터집니다.

회와 충무김밥으로 한 잔 하고 침낭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아참!!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여행은 쾌변으로부터 진정한 시작' 이라는 말이 있죠? 오늘 드디어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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