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7일
어머니와의 여행 첫째 날.
대한민국 중에서 그래도 적도와 가까운 쪽으로 내려가다가,
예전에 흘리듯 말하신 수구레국밥이 먹고 싶다는 말과 시골 5일장 분위기가 그립다는 엄마의 말이 생각나 경남 창녕의 남지 5일장에 들렀다.
처음엔 뭐하러 기름값 더 들게 여길 들르냐고 타박하시더니
도착해서 토렴 백 번을 한 수구레국밥 한 술 뜨고 나니 무장해제, 소녀 빙의. ㄷㄷㄷ
'아 그래. 이게 장터국밥이지!!!'
당뇨는 잊으신 건지 뻥튀기 아저씨랑 흥정하더니 센베 과자 득템.
이어 새빨간 신상 구두를 본 것 마냥 건고추에 흥분해서
'국아 고추 한 근에 만원이래. 되게 싼 거야. 서울에선 만 팔천 원이야. 다섯 근만 사갈까?'
'온 김에 그냥 열 근 사 가요'
'그치? 고춧가루는 계속 쓰는 거니까?'
'네'
예쁜 빨간 구두를 생각지도 못 한 싼 가격에 구입한 소녀의 표정이 이러할 듯.
'아깐 뭐라 하더니... 여기 잘 왔죠?'
'응. 미안해. 이거 진짜 내가 원하던 거야. 너 여길 어떻게 알았니?'
'그니까 그냥 나 믿고 따라와요.
아 그리고 이따 남해에 가서 멸치쌈밥 먹어야 하니까 그 과자 좀 그만 드시고...'
'응 세 개 만 더 먹을게'
창녕을 떠나 남해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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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3 - [예전 여행이야기] - 2019년 10월 28일. 어머니와의 여행 2 (거제도 생선구이 장어탕) 해금강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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