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섬으로의 봄마중
올해도 어김없이 봄마중을 하러 통영을 찾았다. 통영에 오면 무조건 먹는 음식 중 하나인 생선구이. 통영 출신 어머니가 서울로 시집을 오고 서울에서 외삼촌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는데 통영에서 올라온 외삼촌들이 어머니가 내온 생선구이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누~야 와 썩은 생선을 먹노?' 그도 그럴 것이 통영의 시장엔 팔딱팔딱 뛰는 생선이 천지이니 서울의 생선은 썩은 생선으로 보였을 터. ㅎㅎㅎ
요즘의 운송 기술과 시간이 예전과 많이 달라져 생선의 신선도가 서울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 싶지만 기분상이라도 통영에서 먹는 생선구이의 맛이 훨씬 좋다. 그리고 구운생선에 양념간장을 끼얹는 방식이 또 재밌고 맛있어서 항상 통영에 오면 이 생선구이를 먹는다.
작년에도 이 식당에서 생선구이를 먹고 너무 맛있게 배불렀던 경험이 있어서 또 다시 찾았다. 숯불에 구운 건지 오븐에 구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운 게 아닌 건 확실하다. 짭조름하고 달콤한 간장이 생선구이를 예쁘게 감싸 안는다. 서울에서는 보지 못 한 방식이라 더 재밌다.
볼락김치(뽈락김치)
반찬들도 다 깔끔하고 맛있었는데 특히 저 깍두기(무김치)가 정말 너무 특이한 맛이었다. 지금까지 먹어 본 깍두기와 전혀 다른 맛. 시원하다고 표현해야하나 아무튼 서울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맛이어서 사장님께 여쭤 봤더니 '볼락김치'라고 하신다.
볼락김치, 어머니께 얘기는 많이 들어봤다. 큼직큼직하게 삐져(이렇게 표현하셨다) 썬 무김치. 깍두기인데 작은 생 뽈락(볼락)을 그대로 통째로 넣어서 익히면 깍두기는 아주 시원한 맛이 나고 볼락은 형태는 그대로인데 씹어보면 뼈고 지느러미고 완전히 삭아서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이 볼락김치를 직접 담그신다는데 손님상에는 볼락을 빼고 깍두기만 올리시는 것 같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저그처럼 생긴 생선이 깍두기와 함께 있는 걸 보면 놀라 자빠질 테니 ㅎㅎㅎ
정말 이 깍두기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무 맛있어서 혹시나 깍두기만 판매도 하시냐고 여쭤봤는데 그렇게 하지는 않으신다고 하셨다.
통영 중앙시장 내에 위치하고 있고 지도를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다음 날 저녁은 멸치회무침을 먹고 싶어서 여쭤봤는데 요즘 통영에 생멸치가 너무 비싸서 보이질 않는다고 하신다. 그것까지 먹었으면 홈런인데 너무 아쉽다.
광고도 협찬도 아닌 내돈내산. 너무 좋아하는 통영 맛집 원조밀물식당 생선구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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